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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용량 부족 이슈는 단순히 '증설'의 문제가 아니었다. 팀장님은 정확한 근거를 원하셨고, 나는 시스템 깊숙한 곳에서 로그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1. 프롬프트가 멈춘 이유
서버에서 du -sh 명령어를 날렸지만 프롬프트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디렉토리 안의 파일이 수백만 개라는 증거였다. 나는 즉시 FTP로 접속해 파일 개수, 생성 시점, 파일 유형을 전수 조사했다. 이 데이터야말로 이 스토리지의 '진실'이었다.
2. 팀장님의 의문: "혹시 응용팀에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얼마 후, 팀장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혹시 응용팀에 우리가 확인한 세부 디렉토리 정보 공유했나요?" "아뇨, 저는 응용팀과 따로 이야기한 적 없습니다."
팀장님도 의아해하셨다. "이상하네. 응용팀에서 벌써 우리가 찍은 특정 디렉토리를 지우네 마네 논의하고 있던데. 그럼 누가 전달한 거지?"
바로 내 옆에 그 시니어가 서 있었다. 팀장님이 "누구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할 때도, 내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할 때도 그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는 상황을 다 지켜보면서도 철저히 침묵했다. 마치 자기가 한 짓이 탄로 나지 않기를 바라는 비겁한 기회주의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3. '1:1 빌런'의 치명적인 자폭
내가 혹시나 싶어 그에게 물었다. "선배님, 혹시 응용팀에 이 내용 전달하셨나요?" 그제야 그는 기다렸다는 듯, 아주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어, 내가 얘기했어."
팀장님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우리도 이제 막 분석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우리 대화를 옆에서 다 듣고 있다가, 내용의 출처나 정확한 데이터 검증도 없이 본인의 1:1 메신저를 통해 응용팀 담당자에게 '카더라'식으로 전달한 것이었다.
이미 과거에도 [CPU 사용률 계산을 오판하고 은밀히 보고하려던 사건] 이나, [VM Hot-swap 기능조차 이해하지 못해 억지를 부렸던 사건] 때도 그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정보의 파편을 엿듣고 자기 입맛대로 왜곡해 전달하는 패턴.
4. 엔지니어의 품격을 잃은 자의 말로
팀장님은 그에게 참았던 한마디를 던지셨다.
"시니어님은 어떻게 아셨어요? 그렇게 무턱대고 1:1로 전달하면 어떡해요? 엔지니어가 데이터의 근거도 없이 중간에서 전달만 하면 응용팀이랑 오해만 생깁니다. 그런 식의 소통은 지양하세요."
그는 팀장님의 꾸중 앞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몰래 듣고 1:1로 전달하면 내가 정보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그의 얄팍한 계산이, 데이터와 팩트를 중시하는 팀장님 앞에서 처참히 박살 난 순간이었다.
5. 에필로그: 남의 대화를 엿듣는 자의 비참함
남의 대화를 엿듣고 정보의 중간책 노릇을 하려는 자는 반드시 그 정보의 무게에 깔리게 된다. 실력 없는 자는 '직접 확인'하기보다 '가로채기'에 급급하다.
"지혜 있는 자의 말은 부드러우나 미련한 자의 입은 미련한 것을 쏟느니라." (잠언 15장 2절)
오늘도 나는 묵묵히 데이터를 검증한다. 그가 1:1 대화로 정보를 숨기려 할수록, 그의 얕은 밑천은 더 투명하게 드러날 테니까.
[다음 편 보기]
"정보를 가로채는 자는 결국 그 정보의 무게에 깔리게 된다. 하지만 시니어의 '아는 척'은 멈추지 않았다."
응용팀에 몰래 정보를 흘리다 팀장님께 처참히 박살 난 시니어. 그는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이번엔 먼지 쌓인 '낡은 매뉴얼'을 들고 나타났다. DB 스토리지 증설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다시 시작된 그의 숟가락 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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