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생존기 다시보기]
1. 77편: 도박사가 된 엔지니어
숫자 77은 행운을 상징하지만, 인프라 운영에서 '행운'에 기대는 소통은 반드시 재앙을 부릅니다. 최근 우리 팀 시니어 빌런은 고객과 1:1로 소통하며 마치 자기가 프로젝트의 전권을 쥔 듯 움직였습니다. 타 사업을 도와주는 가벼운 작업이라는 핑계로, 그는 공식적인 보고 체계를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2. PM의 분노: "나는 왜 이 일을 모릅니까?"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정작 프로젝트의 전체 일정을 책임지는 PM이 해당 작업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니어 빌런이 고객과 직접 문자를 주고받으며 일정을 잡는 동안, 중간 다리인 SM 파트와 PM은 투명인간이 됐습니다.
PM이 "왜 내 승인 없이 공사가 진행되느냐"며 뿔이 난 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시니어 빌런은 오히려 "일 좀 빨리 처리해주려고 한 건데 왜 저렇게 까칠하냐"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3. 무너진 신뢰: 팀장과 PM 사이의 찬바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니어의 독단을 '유능함'으로 착각하고 방치했던 팀장과, 절차를 무시당한 PM 사이의 감정 골이 깊어졌습니다. 시니어 한 명의 '비선 실세' 놀음이 조직의 두 기둥을 갈라놓은 것입니다.
자기가 직접 확인하지도 않은 파트를 "테스트 완료"라고 거짓 보고했던(11편) 전적이 있는 그가, 이번에는 '소통의 허위 보고'로 팀의 거버넌스를 난도질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일을 해결했다고 믿겠지만, 실상은 조직의 질서를 파괴한 **'엔지니어링 아나키스트'**일 뿐이었습니다.
4. 에필로그: 질서 없는 열심은 파괴일 뿐이다
고객과의 친분은 자산이지만, 그것이 절차를 넘어서는 무기가 될 때는 독이 됩니다. PM을 패싱하고 얻어낸 빠른 결과값은 결국 장애가 터졌을 때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되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고린도전서 14:40)
성경의 권면처럼, 인프라의 세계는 질서 위에 존재합니다. 제아무리 화려한 기술을 가졌어도 팀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자는 성벽을 쌓는 자가 아니라 허무는 자입니다. 77번의 시행착오 끝에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엔지니어의 진짜 실력은 고객과의 사적인 전화 통화가 아니라, 공식적인 라인 위에서 증명되는 팩트와 절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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