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생존기]

[인프라 생존기 #79] Swap 100%의 비명과 "알고 있다"는 방관 — 네트워크 빌런의 무책임한 기술적 태만

기록자 느혜미야 2026. 7. 2. 08:30

[지난 생존기 다시보기]


1. 79편: 관제 화면에 뜬 빨간 불

내가 직접 맡고 있는 사이트는 아니었지만, 우연히 관제 화면을 살피던 중 눈에 띄는 수치가 있었습니다. 특정 서버의 **Swap 사용률이 100%**를 찍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리 메모리는 50% 수준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시스템은 이미 디스크를 메모리처럼 쓰며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2. "한 달 동안 알고 있었다"는 면죄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네트워크 빌런(그는 여전히 '입'으로 시스템을 운영 중이었습니다)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이 서버 상태 이상한데, 혹시 알고 계세요?"

 

그의 대답은 가관이었습니다. "아~ 그거요? OP(운영 담당자)들도 한 달 전부터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충격적이었습니다. 장애 징후를 '인지'했다면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기본인데, 그는 OP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책무가 끝났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으면서 한 달 동안 방치했다는 건, 몰랐던 것보다 더 심각한 **'직무 유기'**입니다.

3. 기술적 제안을 비웃는 무지함: "그거 한다고 되겠어요?"

물리 메모리에 여유가 있는데도 스왑을 다 끌어 쓰고 있다면, 커널의 메모리 관리 파라미터인 swappiness 값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제안했습니다. "swappiness 수치를 좀 조정해서 커널이 물리 메모리를 더 적극적으로 쓰게 검토해보는 게 어떨까요?"

 

그러자 그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습니다. "그거 한다고 낮아지겠어요?"

 

52편에서 지연 시간 수치를 무시하던 그 버릇이 또 나온 것입니다. 해보지도 않고, 데이터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짧은 식견으로 기술적 해결책을 닫아버리는 태도. 그것은 용기가 아니라 무식의 산물입니다.

4. 에필로그: 알고 있는 자와 행하는 자

성경은 말합니다.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 (야고보서 4:17)

 

인프라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스템의 결함을 알고도 "남들도 안다"며 방치하는 것은 엔지니어로서 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스왑 100%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성벽의 균열이며, 그 균열을 보고도 79번이나 비웃기만 하는 자는 결코 성벽을 지킬 수 없습니다.

 

오늘도 나는 "그거 한다고 되겠냐"는 비아냥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로그와 커널 파라미터를 살핍니다. 인프라는 말이 아니라 **'실천하는 데이터'**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작업방에 올라온 시니어의 공지. 제목은 거창한 **'연계솔루션 환경 구성'**인데, 뚜껑을 열어본 계획서엔 **'단순 용량 증설'**만 덩그러니? 팩트를 숨기고 용어를 세탁하는 빌런의 신박한(?) 포장술이 공개됩니다."

 

생존기 80편: '연계'라는 포장지로 가린 '파일시스템' 증설의 민낯 (7/3 금요일 오전 8:30 공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