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할 수 없는 숙명: OS 업그레이드 전략 회의
IT 인프라의 시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구축 당시엔 최신이었던 리눅스 버전도 운영 단계에 접어들면 어느새 **EoS(End of Service)**를 코앞에 둔 구형이 된다. 보안 취약점과 기술 지원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OS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팀장과 함께 마이그레이션 절차와 리스크를 치밀하게 검토하던 중이었다.
2. 시니어 빌런의 '기습 숭례문' 화법
"회의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모두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그때였다. 지난번 [절대경로 '/' 실수로 데이터 복구 소동을 일으켰던(31편 링크)] 시니어 빌런이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의 대참사를 수습하느라 팀 전체가 진땀을 뺐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인데,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맥락을 파괴하는 '기습 숭례문' 화법을 꺼내 들었다."
시니어: "팀장님, vCenter 인증서 업그레이드 시점 다가오는 거 아시죠? 그거 챙겨야 합니다."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흐른다. 지금 우리는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OS 판올림'을 논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상화 관리 도구의 '인증서 갱신'이라니? 맥락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난입이었다.
3. 참다못한 팩트 폭격: "그게 지금 왜 나오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내가 입을 열었다.
나: "빌런님, 지금 OS 업그레이드 검토 중인데 왜 갑자기 인증서 이야기를 하시죠? 그건 서비스 영향도 없고 아무 때나 작업해도 상관없는 건데요?"
시니어: "아니, 그거 만료되면 vCenter 접속이 안 된다니까?"
나: "접속 안 되면 호스트 직접 붙어서 보면 되죠. 서비스랑 전혀 상관없는 관리 툴 이슈를 왜 이 중대한 OS 업그레이드 회의에서 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니어 빌런은 당황한 듯 입을 벙긋거렸지만, 논리적인 반박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관리적 귀찮음' 하나를 '기술적 리스크'인 양 포장하고 싶었을 뿐이다.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시니어의 참견은 협업이 아니라 방해일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절감했다.
📖 오늘의 인프라 묵상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 (잠언 18:13)
전체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이 아는 짧은 지식을 내뱉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조급함이다. 전문가의 가치는 아는 것을 말하는 시점이 아니라, 논점에 맞는 대답을 내놓는 통찰에서 결정된다.
[다음 편 보기] "고객이 뭐라고 할 것 같은데요? ㅎㅎ"
vCenter 인증서 소동이 지나가고, 이제 본격적인 OS 업그레이드 대상을 논의할 시간. 하지만 시니어 빌런은 또다시 '오지랖'을 발동합니다.
"멀쩡히 잘 돌아가는 구형(AS-IS) 서버도 싹 다 업그레이드하시죠!" 본인이 감당하지 못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빌런의 행보, 33편에서 공개됩니다.
👉 [[시즌 2-33편] : "긁어 부스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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