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생존기]

[인프라의 비극] "기초가 무너진 시니어" – Crontab 실종 사건 (시즌 2-34편)

기록자 느혜미야 2026. 4. 23. 08:30

1. 응용 팀의 다급한 SOS: "배치 스케줄이 다 날아갔어요!"

평화로운 오후, 응용 팀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실수로 스케줄 잡(Crontab)을 통째로 날려버렸는데 복구가 가능하냐는 요청이었다. 배치 작업이 핵심인 인프라 환경에서 스케줄러가 사라진 건 서비스 마비를 의미한다. 담당자인 시니어 빌런에게 이 요청이 전달되었고, 상황을 파악하려 팀장님이 그의 자리로 다가왔다.

2. 질문의 본질도 파악 못 하는 '어물쩡' 화법

팀장: "빌런님, 응용에서 뭘 복구해달라고 합니까? 정확히 뭘 날렸대요?"

시니어: "예... 뭐, 응용에서 돌리는 배치 파일들을 다 날려서 복구해달라는 것 같습니다."

팀장: "아니, 배치 실행 파일(Shell Script)을 날렸다는 거예요, 아니면 실행 스케줄인 Crontab을 날렸다는 거예요?"

지난번 [OS 업그레이드 회의에서 난입한 '기습 숭례문' 사건(32편)] 때처럼, 그는 이번에도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물쩡거렸다. 답답함이 극에 달한 팀장님이 직접 응용 팀과 통화를 마친 뒤 헛웃음을 터뜨렸다. "파일이 아니라 crontab -r로 스케줄을 날린 거라잖아요!"

3. "리눅스 기초 중에 기초 아닌가요?"

진짜 비극은 그다음에 터졌다. 팀장님이 복구를 위해 해당 경로를 확인하라고 지시하자, 시니어 빌런은 멍한 표정으로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지난 [절대경로 '/' 실수 사건(31편)] 때도 느꼈지만, 그의 기초 지식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팀장: "지금 뭐 하세요? 빨리 /var/spool/cron 가서 사용자별 설정 파일 확인 안 하고?"

시니어: "아... 그게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거였죠?"

순간 팀장님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팀장: "빌런님, 인프라 엔지니어가 크론탭 저장 경로도 모릅니까? 이건 리눅스의 기초 중에 기초 아닙니까? 대체 지금까지 서버 관리를 어떻게 하신 거예요?"

수십 년 경력을 자랑하던 시니어의 위엄이 '기본 경로 부재'라는 민낯 앞에 무참히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 오늘의 인프라 묵상

"지혜는 명철한 자의 마음에는 머물거니와 미련한 자의 속에 있는 것은 나타나느니라" (잠언 14:33)
 
화려한 경력과 직함이 실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진짜 전문가의 내공은 위기의 순간, 가장 기초적인 지식에서부터 드러나기 마련이다. 기본(Standard)을 망각한 채 쌓아 올린 경력은 결국 모래 위에 세운 성과 같다.
 
[다음 편 보기] "서버는 안 보고 엑셀만 본다? 탁상행정의 끝판왕"
 
크론탭 경로도 몰라 진땀을 뺀 시니어 빌런. 이번엔 전사 OS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서 '대상 선정'을 맡았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내민 우선순위 리스트,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나: "시니어님, 이거 서버 들어가서 확인해보신 거 맞아요? 기준이랑 너무 다른데요?" 시니어: "어... 맞네? 확인해보니까 관련 없는 서버네? 마지막에 두는 게 맞겠네? ㅎㅎ"
 
빛보다 빠른 '태세 전환'과 현장 확인 없는 엔지니어의 민낯, 35편에서 공개됩니다.
 
👉 [[시즌 2-35편] : "태세 전환의 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