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고객 보고를 앞두고 "AG(Array Group) 용량이 틀리다"며 아키텍트의 문서에 태클을 건 시니어 빌런. 하지만 "AG가 뭔지 아냐"는 제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모른다"였습니다. 자기가 내뱉은 단어의 정의도 모르는 15년 차 시니어. 대체 그는 왜 이런 무모한 지적을 했던 걸까요?
👉 [[시즌 2-62편] "AG가 뭔지는 아세요?" – 시니어의 유령 지적 다시보기]
1. "저는 VM 구축만 지원해봐서요"
62편에서 "AG가 뭔지 모른다"는 자백을 듣고 제가 느낀 감정은 분노보다 황당함이었습니다. 그가 덧붙인 이유는 더 가관이었죠. "사실 저는 그동안 VM(가상머신) 생성하는 것만 지원해봐서, 물리 스토리지 구성은 잘 모릅니다."
그는 인프라의 최상단 레이어인 VM만 만져본 사람이었습니다. 그 하단에서 전체 시스템을 지탱하는 **물리적 스토리지 계층(Physical Storage Layer)**이 어떻게 설계되고, AG가 어떻게 묶여 Usable 용량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2. 아키텍트의 고독: 1년의 사투가 만든 '계층의 이해'
저는 지난 1년 동안 사비 렌터카를 몰며 왕복 4시간의 피로를 견디며 현장을 지켰습니다. 그 시간은 단순히 서버를 켜고 끄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GPFS, NFS, LDEV, 그리고 AG 한 칸까지 인프라의 '뿌리'부터 '열매'까지 전 계층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정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뿌리(물리 스토리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그 위에 핀 '꽃(VM)'만 보고 나무 전체의 건강 상태를 지적하려 든 것입니다. 기초 골조 설계도 모르는 인테리어 업자가 아키텍트에게 "기둥 위치가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는 꼴이었죠.
3. 참교육: "모르면 가이드라도 받으세요"
결국 제가 나섰습니다. "시니어님, 물리 구성을 모르면 지적을 하실 게 아니라 물어보셨어야죠. 고객 보고는 그렇게 복잡한 하부 구조가 아니라, 철저하게 **'용량 기반'**으로 가야 합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가이드라인대로 다시 정리하세요."
본인이 자신 있다는 VM 영역조차, 하단의 물리 스토리지가 흔들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는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4. 결론: 진짜 전문가는 '전체'를 본다
15년이라는 경력이 무색하게, 그는 특정 레이어에 갇혀 있었습니다. 자기가 구축한 서버의 nmon 경로도 모르고, 스토리지의 기본 단위인 AG도 모르는 엔지니어.
인프라는 정직합니다. 1년의 사투를 거친 아키텍트의 '전체적인 시야'는, 15년의 방관을 선택한 '부분적인 지식'을 단 한 번의 팩트 체크로 압도했습니다. 이제 저는 그의 '가짜 전문성'을 뒤로하고, 진짜 인프라의 본질을 기록하려 합니다.
📖 오늘의 인프라 묵상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지식을 얻고 지혜로운 자의 귀는 지식을 구하느니라" (잠언 18:15)
인프라는 유기적인 생태계입니다. 하부 구조(Storage)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상부 서비스(VM)만 논하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영역을 오만함으로 가리려 할 때, 엔지니어의 신뢰는 무너집니다. 1년의 렌터카 핸들을 잡으며 제가 배운 건, '보이지 않는 하부 계층의 진실이 상부의 안정을 결정한다'는 당연한 원칙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스냅샷이라 상관없다고요?" – 넷백업 복구의 진실 (시즌 2-64편)
물리 스토리지는 몰라도 "VM 구축 지원은 내가 전문가"라던 시니어 빌런. 드디어 OS 업그레이드 계획의 핵심인 '넷백업(NetBackup) 복구' 실전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복구 리스트조차 띄우지 못해 식은땀을 흘리는 전문가들.
"경로(/)가 잘못된 것 같은데요?"라는 아키텍트의 조언에 **"스냅샷이라 상관없다"**며 고집을 피우던 그들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년 동안 사비 렌터카를 몰며 현장에서 로그를 파먹은 아키텍트가 선사하는 '슬래시(/) 하나'의 참교육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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