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물리 스토리지(AG)는 하나도 모르면서 "VM 구축만 지원했다"며 기세등등하던 시니어 빌런. 하지만 그의 전문성은 정작 실전 복구 상황에서 그 밑천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백업 담당자까지 가세한 '무능의 콜라보',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갑니다.
👉 [[시즌 2-63편] "저는 VM만 해봐서요" – 15년 차의 위험한 고백 다시보기]
1. OS 업그레이드, 그리고 약속된 '복구'
이번 OS 업그레이드 작업은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되었습니다. 그 계획서 안에는 만약을 대비한 **'넷백업(NetBackup)을 이용한 VM 복구 절차'**가 정식 공정으로 포함되어 있었죠. 구축 지원을 했다는 시니어 빌런과 백업 담당자가 자신만만하게 모니터 앞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복구 버튼을 눌러야 할 순간, **'복구 리스트'**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2. "경로가 잘못된 것 같은데요?"
계획서대로라면 리스트가 주르륵 떠야 했지만, 화면은 고요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식은땀을 흘리며 설정값을 뒤적였습니다. "백업본이 유실된 거 아니냐", "네트워크 세션이 끊겼다"며 온갖 추측을 쏟아내더군요.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한눈에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지금 복구 경로가 /test로 되어 있네요. 원본 경로인 /로 바꿔야 리스트가 보일 것 같은데요?"
3. 전문가들의 오만: "스냅샷이라 상관없어요"
그러자 백업 담당자가 코방귀를 끼며 대답했습니다. "아, 아니에요 운영자님. 이건 스냅샷 방식이라 경로 설정이랑은 상관없어요. 다른 문제예요."
시니어 빌런도 옆에서 "우리가 계획서대로 다 검토한 거니까 가만히 계세요"라는 눈빛을 보내더군요. 제가 1년 동안 사비 렌터카를 몰며 현장에서 로그를 파먹을 때, 그들은 책상에 앉아 '스냅샷'이라는 단어만 외우고 있었나 봅니다. 인프라의 기본은 계획서의 글자가 아니라 **'실제 경로(Path)'**인데 말이죠.
4. 결과는 팩트로 말한다: "/"의 마법
그 뒤로도 30분 넘게 리스트가 나오지 않자, 결국 백업 담당자는 슬그머니 제가 말한 대로 경로를 /로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회 버튼을 누르는 순간... 거짓말처럼 복구 리스트가 화면 가득 쏟아졌습니다.
회의실엔 정적이 흐렀습니다. "스냅샷이라 상관없다"던 백업 담당자는 뒷머리를 긁적였고, "VM 전문가"라던 시니어는 먼 산을 보더군요. 계획된 절차조차 소화 못 하는 그들의 '가짜 전문성'이, 현장을 발로 뛴 아키텍트의 '현장 데이터' 앞에 무너진 순간이었습니다.
📖 오늘의 인프라 묵상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18)
완벽한 계획서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스냅샷'이라는 기술적 용어 뒤에 숨어 기본(Path)을 무시할 때, 엔지니어는 가장 단순한 문제 앞에서 길을 잃습니다. 1년 동안 렌터카 핸들을 잡으며 제가 배운 건, 화려한 기술 명칭보다 '정확한 슬래시(/) 하나'가 더 강력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다 해놨습니다! 내일 바로 보시죠" – 빌런들의 허세와 빈 보고서 (시즌 2-65편)
넷백업 복구 경로 하나 몰라 진땀을 뺐던 시니어 빌런과 백업 담당자. 그 굴욕이 채 가시기도 전, 이번엔 NFS 옵션 변경이라는 거물급 작업이 다가옵니다. 작업 기간은 아직 2주나 남았건만, 팀장님의 물음에 시니어 빌런은 제게 묻지도 않고 호기롭게 외칩니다.
"다 작성해 놨습니다. 내일 바로 보고 가능합니다!"
시작도 안 한 백업 담당자까지 가세해 "준비됐다"며 무작정 뱉어버린 '내일 보고'. 1년 동안 사비 렌터카를 몰며 현장에서 쌓아 올린 아키텍트의 정교한 계획서가, 그들의 '유능한 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합니다. 과연 내일 보고실에선 어떤 촌극이 펼쳐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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