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대기 다시보기]
1. 도입: CPU는 관대하지만, 메모리는 인색한 이유
CPU는 가상화율을 200%까지 높여도 실제 사용량 기반이라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지만, 메모리는 다릅니다. 할당량이 곧 물리적 점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운영자들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리소스 설계 시 가장 정밀한 계산이 필요한 영역, 그것이 바로 가상화 메모리입니다.
2. AA의 요청과 아키텍트의 판단
어느 날, AA(Application Architect) 쪽에서 WAS 서버 메모리 증설 요청이 왔습니다. 현재 가상화 호스트의 메모리 사용률은 약 50%. VMware 권고안상 나머지 50%는 HA를 위해 비워두는 것이 정석이지만, 리소스는 충분했습니다. 서비스 가용성을 위해 8GB 정도의 증설은 아키텍트로서 충분히 합리적인 최적화 범위였습니다.
3. 기술이 아닌 '벽'을 만나다
팀장과의 친분으로 실세 역할을 하는 운영자에게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냉정했습니다. "안 돼요. 경험상 이렇게 한 번 해주면 나중에 계속 해줘야 해요." 기술적인 메트릭(Metric)이나 리소스 경합 지표에 대한 논의는 없었습니다. 오직 **'나중에 귀찮아질 것 같다'**는 방어기제와 **'내 구역에선 내 말이 법'**이라는 고집뿐이었습니다.
4. 아키텍트의 고찰: 산발랏의 비웃음과 재건의 무게
느헤미야가 성벽을 재건하려 할 때, 도비야는 곁에서 비웃었습니다.
"암몬 사람 도비야는 곁에 있다가 이르되 그들이 건축하는 돌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곧 무너지리라 하더라" (느헤미야 4:3)
기술적 근거 없는 비난, 변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 "여우가 올라가도 무너질 것"이라며 아키텍처의 가치를 폄훼하는 그들의 독설은 지금의 가상화 현장과 닮아 있습니다.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자기 안위를 위해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방어막' 앞에 아키텍트의 고뇌는 깊어집니다.
5. 맺음말: 여러분의 현장은 어떠신가요?
실력이 아닌 짬밥으로, 데이터가 아닌 고집으로 인프라를 통제하려는 사람들. 과연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시스템의 안정성일까요, 아니면 본인들의 편안함일까요?
메모리 8GB 증설보다 어려운 '사람'이라는 변수. 느헤미야는 그 비웃음 속에서도 한 손에 병기를 들고 성벽을 끝내 완공했습니다. 우리 역시 기술적 정직함이라는 병기를 들고, 이 완고한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도 기술적 근거 없이 "안 돼요"만 반복하는 벽이 존재하나요?
[다음 연대기 예고]
"혹시 남는 라이선스 없어요? 예전에 받은 거 있을 텐데."
여기가 '홈플러스'입니까? 인프라 솔루션 라이선스가 무슨 사은품도 아니고, 엔지니어에게 "남는 거 있냐"고 묻는 고객의 뻔뻔함. 하드웨어만 덩그러니 사놓고 소프트웨어는 구걸로 채우려는 무모한 구축 현장을 마주합니다.
슬기로운 자는 재앙을 보고 피하지만, 미련한 자는 나가다가 해를 입는 법. 계획 없는 고객이라는 '재난'을 몸소 막아내야 하는 SM 아키텍트의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인프라 연대기 #8: 라이선스는 1+1 사은품이 아니다 — "지혜 없는 자의 미련함"과 남는 거 없냐는 라이선스 구걸 (5월 30일 토요일 오전 8:30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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