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팀장님의 지시: "기존 자료 참고해서 수량 확정해"
OS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의 기초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팀장님이 지시를 내렸다.
지난번 **[우선순위 선정 때도 서버 확인 안 하고 태세 전환(35편)]**만 하던 시니어 빌런. 이번엔 팀장님의 지시로 업그레이드 대상 장비 수량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확인 없는 업무 스타일'은 여기서도 대참사를 불러옵니다.
"기존 장비 현황 자료가 있으니, 그걸 참고해서 이번 업그레이드 대상 수량을 정확히 파악해라." 시니어 빌런은 참고 자료가 있다는 말에 자신 있게 엑셀 파일을 열고 작업을 시작했다.
2. 눈은 뜨고 있지만 보지 못하는 '영혼 없는 복붙'
얼마 후 공유된 리포트. 하지만 실무자인 내가 검토를 시작하자마자 어처구니없는 구멍들이 숭숭 발견되었다. 분명히 기존 기록은 14대로 되어 있는데, 리포트엔 13대로 적혀 있거나 용도가 불분명한 서버들이 가득했다.
나: "시니어님, 여기 웹서버 파트 수량이 왜 13대죠? 기존 기록에도 14대로 되어 있고, 지금 다 살아있는 장비들인데요?"
시니어: "어? 그래? 내가 하나하나 다 보고 센 건데 이상하네..." 나: "그리고 이 서버들 용도는 확인해 보셨어요? '기타 업무용?'이라고 아리송하게 적어놓으셨던데, 이게 무슨 서비스 돌리는 장비인지 확인도 안 하고 그대로 복사해 오신 거예요?"
시니어: "......"
3. '아리송함'을 방치하는 기술적 직무유기
시니어 빌런의 진짜 문제는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였다. 본인이 봐도 이게 무슨 용도인지 모를 아리송한 설명을 고민 한 번 없이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해서 보고서에 박아버린 것이다.
엔지니어의 보고서는 **'확신'**이 담겨야 한다. 모르는 게 있다면 실무자에게 물어보거나 직접 서버에 접속해 프로세스를 확인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복붙'이라는 편한 길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멀쩡히 살아있는 서버 한 대까지 증발시켜 버렸다.
나: "시니어님, 모르는 걸 그대로 옮겨 적는 건 공유가 아니라 '오염'이에요. 14대를 13대로 적고, 용도도 모르는 서버를 리스트에 넣으시면 나중에 장애 나면 누가 책임집니까?"
질문에 대답도 못 하고 엑셀 칸만 만지작거리는 그의 뒷모습에서, 나는 인프라 엔지니어의 기본값이 '꼼꼼함'이 아니라 '책임감'이어야 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 오늘의 인프라 묵상
"지식 없는 열심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 (잠언 19:2)
확인하지 않은 한 줄의 텍스트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은 시스템에 폭탄을 심는 것과 같다. 엔지니어에게 '아리송함'이란 반드시 파헤쳐서 명확히 해야 할 숙제이지, 보고서에 그대로 박아 넣을 장식품이 아니다.
[다음 편 보기] "서버 10대가 100대가 되는 기적"
수량 카운트 실수로 끝날 줄 알았던 시니어 빌런의 만행은, 팀장님 보고용 요약본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총 서버 대수] 칼럼에 말도 안 되는 큰 숫자가 적혀 있길래 확인해 보니, 서버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모든 장비를 다 합쳐놓고는...
"운영자님, 이게 서버 수량이에요? 장비 총 수량이잖아요!" "아이, 그건 상관없어. 숫자만 채워져 있으면 돼."
엔지니어의 자존심을 버리고 '엑셀 칸 채우기'에 영혼을 판 시니어의 망언, 37편에서 공개됩니다.
👉 [[시즌 2-37편] : "상관없어"라는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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